수많은 다리로 벽에 붙어 모퉁이를 감아 돌아 금방이라도 미끄러져 내릴 듯한 불안의 휘어진 마디로 어둠속에 이중나선의 시간을 돌아 탈출을 꿈꾸는 높은 어둠을 향해 기어가는 이어지고 나뉘어진 마디 하나 혹은 여럿 중천의 붉은 중력이 힘을 잃어 밤하늘에 도시의 권태가 떠오르면 떠오르지 않는 의식밑에 굳어버린 지느러미 (이중나선의 시간을 돌아) 수 만년 하등했던 시절의 미천한 세포들의 나선속 소용돌이치는 시간 나선의 끄트머리 무의 바다 흩어가는 형상들 짝을 잃는 반복들 사람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꿈틀거리며 기어 오르던 슬픈 기억도 단단하게 죽처럼 녹아 퍼져 깊은 어둠 끝으로 곤두박질 치며 낮게 가라앉던 그 이유도 감히 꾸짖어지지 않게 중천의 붉은 중력이 힘을 잃어 밤하늘에 도시의 권태가 떠오르면 떠오르지 않는 의식밑에 수많은 다리로 벽에 붙어 모퉁이를 감아 돌아 금방이라도 미끄러져 내릴 듯한 불안의 휘어진 마디로 어둠 속에 (지느러미) 무의 바다 (흩어가는 형상들)